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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밑반찬 문화 4 2011.07.13

(사진출처 ☞오마이뉴스)

한국인으로서 늘 자랑스러운 음식문화, 밑반찬 문화. 내가 세계 음식문화를 다 아는 것은 아니기에 한국에만 반찬 문화가 있다고 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밑반찬"의 개념은 한국에만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테이크와 함께 나오는 감자, 파스타와 나오는 피클, 라멘과 먹는 생강 등등 '반찬'은 여러 나라의 식문화에 분명 존재한다. 그렇지만, 서양요리로 치면 애피타이저 급의 양으로 넉넉하게 나오는 반찬을 서넛을 놓고 먹는 "밑반찬"문화는 아직 들어본 적 없다.

밑반찬 문화는 우리나라의 밥+국 한상문화와 밀접하다.
코스로 먹는 서양요리는 통상 한 개의 접시 위에 한 가지의 요리가 있고 (빵이나 소스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그 식사 한 끼니를 위해 요리해서 나오는 음식이다.
반면에, 코스 없이 한 상에 모든 음식을 올려놓고 밋밋한 밥에 짜고 맵고 단맛을 가진 반찬을 조금씩 같이 먹는 형태가 한국의 식사 문화이다. 그러다 보니, 여러가지 반찬을 미리 준비해야하는 조리사(어머니ㅠㅠ)는 저장이나 보관이 용이한 음식들을 만들어 보관해두었다가 상에 올리게 되는 것이다. 이름하야 "밑반찬"

주로 나물요리가 많은 밑반찬 종류의 대표주자는 당연히 갖가지 종류의 김치 그리고 장조림, 파절임, 무장아찌 등 이다.(우리집 기준) 밥 없이 젓가락으로 야금야금 집어먹는 맛도 좋다. 직장에서 점심시간에 식당에 가면 밥이 나오기 전에 밑반찬을 집어먹으며 찌개나 국을 기다리고, 찌개나 국이 나오고 밥공기의 밥이 반쯤 남았을 때는 여지없이 "아줌마, 여기 반찬 좀 봐줘요" 이런다.
한국인의 '덤'문화도 밑반찬 문화와 밀접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덤'문화는 한반도를 떠나는 순간 야박해진다. 외국에 있는 한식당에서도 슬슬 반찬 추가 때마다 추가 비용을 받기 시작한다고 들었다. 특히, 김치는 더욱 그렇다고 들었다. 원래 가짓수도 변변찮은데 말이다.
'덤'문화와 '밑반찬'문화, 한국인으로서 좋아하는 한국의 식사 문화이다.

뉴질랜드에 있을 때 한인이 운영하는 한중식레스토랑에서 일해 본 경험에 비추어보면, 해외의 한국음식점에서 제공하는 밑반찬의 가짓수는 김밥전문점의 반찬 수준이다. 김치, 단무지, 숙주나물무침, 시금치 정도? (오뎅볶음이나 계란말이는 귀하다.) 재료값이 비싸니 아쉬워도 이해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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