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해당되는 글 2건

  1. 무슬리(Muesli) & 그래놀라(Granola) 10 2011.07.14
  2. 마마이트(Marmite) VS 베지마이트(Vegemite) 9 2011.07.08

무슬리(Muesli)와 그래놀라(Granola). "씨리얼"이라는 일반 명사로 포괄되는 이 두가지 음식은 모두 서양의 아침식사의 한 종류다. "Oats(귀리)" 와 다른 곡류를 견과류나 말린 과일을 곁들여서 먹게 되어있는 건조 식품이다.(건조하지 않고 먹기도 한다.) 무슬리는 스위스 출신, 그래놀라는 미국 출신이다. 차이점은 무슬리는 말린 상태 자체로 먹는 것인데 반해, 그래놀라는 말린 상태의 곡물을 기름으로 구운 상태라는 점이다.

시작된 곳은 각각 스위스와 미국으로 지리상으로는 멀지만, 소수의 사람들을 위한 고민에서 발상이 출발했다는 점은 비슷하다. 채식주의자(무슬리)나 환자들(그래놀라)에게 공급할 영양가있는 음식을 고안하다가 발명되거나 개발되었다. 이후에 '켈로그'사에서 그 유명한 콘후레이크를 개발하여 씨리얼이라는 아침식사의 한 종류가 대중적인 인기를 끌게되었다.
'다인승승합차'를 '봉고'라 하고, '셀로판테이프'를 '스카치테이프'라 하듯이 '씨리얼'을 '포스트'라 부르는 우리나라에서는 인기는 커녕 잘 알려지 있지도 않다. 이유는 콘프레이크 등과 달리 설탕을 별로 쓰지 않아 달지 않고, 귀리라는 곡물이 국내에서는 낯설기 때문일 것 같다.

<사진(좌) : 미국의 식품회사 "Quaker"사의 그래놀라 씨리얼 제품>
<사진(우) : 호주&뉴질랜드의 식품회사 "Sanitarium"사의 무슬리 제품>

켈로그사의 콘후레이크나 포스트사의 여러 종류의 씨리얼에 비하면 g당 가격이 2~3배 비싼 식품이며, 통상 우유나 요거트 등에 말아 먹거나 아이스크림과 함께 먹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말린 채로 그냥 먹기도 한다. 종류 및 레시피는 무궁무진하다. 포만감도 충분하면서 영양가가 높은 식품으로 서양인들이 좋아하는 건강-다이어트-채식 씨리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개인적으로 가장 맛있었던 것은 우유와 함께 걸쭉하게 만들고 바나나를 잘라서 넣어 같이 먹었던 것이다.
또한, 이들은 '바'나 '스낵' 형태로도 많이 팔린다. 미국 Natural Valley사의 Glanola Bar 시리즈는 먹기가 편하고 꿀등을 첨가해 맛도 좋은 편이라 수입되어 편의점 판매도 되고 있다. Muesli Bar 나 호주,뉴질랜드에서 유명한 Weetbix는 미국 것이 아니다보니 아는 사람도 적어 극히 소량만 수입되어 판매된다. 
무슬리는 유럽인들과 영국의 영향이 많은 호주,뉴질랜드,남아공 등에서 먹는다. 나 역시 뉴질랜드에서 지내던 시절 처음 먹어보았다. 그래놀라는 미국에서 주로 먹는 것으로 알고 있다. (홍콩,캐나다,남미 등은 확인해보지 못해서 모르겠다.) 서양의 큰 슈퍼마켓에 가면 각 재료가 되는 곡물,견과류,건조과일 등을 원하는 만큼 따로따로 살 수 있는 코너가 있는 곳도 있다. 마치 우리가 잡곡밥을 위해 조,겨 등을 따로따로 원하는 만큼 살 수 있듯이.

아버지는 외국 사람들은 고기만 먹는 줄 아신다. 아침에 과자(콘후레이크 등)를 우유에 말아먹는 것이 어찌 식사가 되느냐 하신다. 미국에 잠시 가있는 누나는 '곡기'가 없으면 집중도 안되고 능률도 안오르며 쉬이 피곤해진다며 아침에 밥을 꼭 먹어야한다고 한다. 미국인들과 한국사람은 다르다며. 빵은 '곡기'로서 부족하다고 한다. Both of you should try Muesli or Granola.

미국의 그래놀라(Glanola)가 편의점에서 자주 보이자, 궁금해졌다. 왜 별로 다르지도 않은 Muesli는 들어오지 않는 것일까? FTA때문이었나? 반대로 한국의 제조사나 수입업자가 이미 '그래놀라'라고 편리한 이름으로 국내에 알려지는 마당에 굳이 '무슬리'라는 어려운 이름으로 다시 홍보하는 수고를 해야할 이유는 뭘까? 그러면 포스트나 콘후레이크의 원조격에 해당하는 이런 종류의 씨리얼은 앞으로 그냥 (미국의) 그래놀라라고 알려지게 되는걸까? 유럽의 것과 미국의 것이 같은 내용으로 있다면 자연스레 미국의 것이 유입된다. 이유는 미국에서 살아 본 한국사람이 더 많아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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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mite
since 1902 @ Britain
맥주를 발효하고 남은 이스트=효모를 추출하여 잼처럼 만든 음식, 마마이트(Marmite). 영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고 남아공,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도 이것을 즐긴지 오래되었다. 말레이시아나 스리랑카 등에도 일찍이 전파된 바 있다고 한다. 
주로 토스트에 발라먹는데 다른 음식에 사용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고 한다. 마마이트는 맛과 냄새가 고약해서 호불호가 극명한 음식이다. 싫어하는 사람들은 아주 질색을 한다. (나도 그런 사람 중에 하나다. 너무 짜고 이상한 맛이었다.) 영국에서는 이 점을 역으로 활용하여 "Love it or Hate it" 이라는 카피를 활용하며 '아이러니'한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광고를 하여 영리한 마케팅 사례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광고 동영상 보기☞ 
1, 2, 3) 이들은 ☞홈페이지도 'Lover'와 'Hater' 각각 다른 내용과 디자인을 갖고 있다. 얼마나 '소수'를 위한 맛이길래.

New Zealand Marmite
영국에서 전해져서 1919년부터 독자 생산되기 시작한 뉴질랜드의 마마이트는 효모가 주원료이며 만드는 방식도 같음에도 영국 것과는 맛과 성분이 모두 다르다고 한다. 영국도 그렇듯이 뉴질랜드도 동네별로 다른 맥주 맛을 갖고 있기에 각 양조장에서 나오는 효모 맛이나 성분도 다른 것이 아닐까 하고 추측해본다. 뉴질랜드에도 영국처럼 마마이트 팬들이 엄청 많다. 그들은 감기에 걸려도 마마이트, 숙취가 있어도 마마이트를 찾는다.



Australian
Vegemite
마마이트에 야채추출물을 첨가하는 컨셉으로 개발된 호주의 식품이다. 1922년이라고 하니, 영국에서 뉴질랜드에 마마이트가 건너가서 독자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한지 3년만이다. 베지마이트 전에는 뉴질랜드에서 마마이트를 수입하고 있었다. 맛의 차이가 어떤지는 영국 마마이트와 비교한 ☞블로그 참고. 혹시라도 비교 목적이라도 그 맛을 다시 확인해보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호주에서는 이걸 먹을 줄 알아야 호주사람으로 쳐준다고도 한다.

Kiwi Marmite VS Aussie Vegemite
간혹 뉴질랜드인들과 호주인들의 티격태격하는 사이를 이야기할 때 한국인들과 일본인들이 티격태격하는 것과 비교하는 사람들이 있다만 그것은 좀 잘못된 적용이다. 한일관계의 역사적인 배경을 보면 스코틀랜드vs잉글랜드,중국vs 대만을 비교하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뉴질랜드와 호주는 티격태격하는 문화를 가진 두 국가이지만, 서로 죽고 죽였던 역사가 있는 것은 아니다. 외교 정치를 위시한 20세기말에 발생한 일들이 원인이다.
뉴질랜드와 호주는 영국인들과 비슷하게 Sacarsm이 심한 대화 문화를 갖고 있다. 특히, 남자들 사이에서는 더하다. 우리나라 경상도 남자들이 서로 험악한 말을 하고 놀려대면서도 즐거운 대화와 관계를 유지하는 문화랑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뉴질랜드인과 호주인들이 서로 헐뜯는 것을 보면 정치적인 배경을 떠나서 서로를 놀리는 것을 일종의 유희처럼 즐기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물론, 럭비나 크리켓 응원할 때 서로의 분위기는 진짜 전쟁 일보 직전 같기는 하지만.

호주는 큰 나라다. 땅도 넓고, 인구도 많고, 자원도 많다. 반면 뉴질랜는 작은 나라지만 세계에서 가장 먼저 여성의 참정권을 인정한 나라다.

오랫동안 영국을 큰 형으로 생각하고 사이좋게 지내던 이 두 형제 국가는 마마이트와 베지마이트를 각각 갖고 있다. 내가 보기에는 똑같이 짜고 맛이 역겨워서 일말의 차이도 모르겠는데 분명 다른 것이라 한다. 그리고 자기들은 서로 영어 억양도 다르고, 국가의 문화도 다 다른 국가라고 한다. 내가 봐서는 둘 다 비슷한 거 같은데.

이런게 상대적인 거다 싶다. 시각의 차이, 중요한 차이.

덤으로, 뉴질랜드에서 만든 아주 어른스럽게(?) 호주인들을 놀리는 귀여운 광고 한 편. ☞
Click!
(사실 난 늘 뉴질랜드 편이다. 럭비 유니폼도 더 멋있고, 맥주도 더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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