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에 해당되는 글 2건

  1. 단호박 껍질 쉽게 벗기기 4 2014.03.12
  2. 밑반찬 문화 4 2011.07.13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단호박 껍질은 전자렌지에 3분 정도 돌리면 쉽게 벗겨집니다-!

단호박은 손질이 조금 번거롭기는 합니다만,

섬유질이 풍부하고 비타민A,C 등 영양소가 많이 들어있으면서

그 맛도 괜찮으니 자주 챙겨 먹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리고, 오늘 제가 일러드리는 방법으로 단호박 껍질을 손질하시면 보다 손쉽게 단호박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위 결론을 얻기까지의 이야기를 들려드리죠.

단호박으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요리 중에
단호박 껍질을 먼저 벗기고 조리를 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단호박오리찜, 단호박영양밥처럼 단호박을 접시 삼아 쓰는 요리들은
속을 파먹고 껍질을 버리니까 상관없지만
단호박을 잘게 썰거나 갈아서 쓰는 요리에는 껍질을 먼저 벗겨야만 하죠.
예를 들면 샐러드나 스무디, 단호박죽.

그래서 껍질을 벗기자고 하는데, 이것이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감자 깎는 칼로 해도 잘 안되고 큰 칼로 해도 힘이 많이 들어가고...
그러나 이 땅은 IT강국 대한민국, 검색해 보았습니다.
여러 방법을 조언해주시더군요.



물에 씻은 후 비닐봉지에 싸서 5분 정도 전자렌지에 익히라던지,
물 한 컵과 함께 전자렌지에 1분 정도 익히라던지
아니면 찜통을 이용해서 살짝 찐 후 껍질을 벗기라던지...
다양한 방법이 있었지만 대부분 '살짝 익힌 후 벗기면 쉽다'는 점은 일맥상통했습니다.

그래, 살짝 익혀보자.

그러나 얼마나 익혀야 하는 것일까. 이게 좀 애매했습니다.
1분만 익히면 된다는 얘기도 있고,
3~5분 익혀야 하며 단호박의 크기에 따라 조절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에잇, 이럴 땐 직접 실험 해보는 수 밖에. 도전!

마침 요즘 단호박이 비싸지도 않고, 워낙 가격대비 영양이 좋은 채소니까

부담 없이 팍팍! 무려 세 개(?)를 샀습니다.
요즘은 뉴질랜드산 단호박이 제철입니다~

일단 가장 많이 추천하는 방법인 전자렌지로 하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숫자로 움직이는 전자기기가 비교하기에도 적당하겠죠?
우리집 전자렌지는 700W를 뿜어주는 중고가격 5만원 미만의 짜리 낡은 녀석입니다.
그러나 전자렌지 본연의 기능에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여담이지만 이렇게 오래된 전자렌지를 본가에서 들고와 써도
불만 없이 사용해주시는 부인님께 다시 한 번 존경과 감사를 보냅니다.)

그럼 전자렌지로 익히기로 하고..,
여러 의견 중 가장 많은 의견인 1분, 3분, 5분으로 각각 익혀보겠습니다.

헷갈리지 않게 메모~



익힘 정도는 큰 칼로 '툭' 정도 쳤을 때 들어가는 정도로 비교하려고 합니다.

익히지 않은 상태에서 한 번 쳐 봤습니다. 툭-

상처..정도 입는군요.

그럼 본격적인 실험에 앞서 일단 씻겠습니다~~



자, 첫 번째. 1분.

단호박을 손으로 만질 정도로 따뜻하게 데워졌습니다.


칼로 쳐 봅니다. 툭-

정도~ 들어갑니다.

익히지 전과 큰 차이는 모르겠습니다만 힘은 덜 들어가는 기분입니다.


그리고 껍질 벗기기를 시도해봅니다.

아, 아직은 좀 힘이 들어가네요. 껍질 단면에 힘을 주었던 결이 남아있습니다.

힘을 주다보니 두껍게 칼이 들어갔습니다.


다음은 3분.

이번에는 단호박이 좀 뜨거워서 접시를 잡고 꺼냈습니다.

역시 칼로 툭-

오, 꽤 들어가네요.


껍질을 마저 벗겨봅니다.

장갑이 필요하네요, 아까보다는 잘 벗겨집니다. 두께 조절도 가능하네요.

3분이 정답일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5분.

접시도 뜨겁군요! 장갑 등장입니다.

자, 칼로 툭-


엥? 이건 좀 많이 들어가는데요?
껍질을 벗기기 위해 익혔다기보다는 그냥 먹기 위해 익힌 정도의 느낌입니다.

껍질을 마저 벗겨봅니다.
아, 아래쪽은 접시에 고인 물 때문인지 푹 익었습니다.
5분은 다소 과한 느낌이네요.
1분짜리와는 반대로 부드러워서 칼이 깊게 들어가니 두께 등 조절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3분!
역시 무엇이든지 중간쯤 하는 선택하는 것이 좋은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에 도달해버리고 말았습니다.

혹시나 하여 감자깎는 칼로 한 번 더 벗겨보았습니다.

역시 1분짜리는 힘이 좀 더 필요하고, 5분짜리는 너무 물렁물렁한 느낌이어서 벗기기 어려웠습니다.

3분은 비교적 쉬웠습니다.


씨를 파내기위해 반을 자를 때에도 3분 짜리(가운데 사진)가 가장 수월했습니다.

(좌측 사진이 1분, 우측 사진이 5분 짜리 입니다.)


만약 단호박 크기가 작거나 전자렌지 용량이 700W보다 크다면 2분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혹은 원하는 요리법에 따라 단단한 상태를 원하신다면 1분 혹은 2분으로 시간을 조절해야 할 것 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경우라면 앞서 말씀 드렸던 대로...
전자렌지에 3분만 돌려주면 단호박 껍질 벗기기가 쉽다~! 
짝짝짝~






실험종료 후, '단호박들을 어쩔까요' 하고 부인님께 여쭈었더니
친절하시게도 손수 찜통에 쪄서 먹기 좋게 정리해주셨습니다.
호기심에 어질러 놓은 부엌도 정리해주시고요,
고맙습니다,부인님. 꾸벅.
장난만 쳐서 일만 만들어드리는 큰 아이 하나 키우는 기분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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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오마이뉴스)

한국인으로서 늘 자랑스러운 음식문화, 밑반찬 문화. 내가 세계 음식문화를 다 아는 것은 아니기에 한국에만 반찬 문화가 있다고 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밑반찬"의 개념은 한국에만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테이크와 함께 나오는 감자, 파스타와 나오는 피클, 라멘과 먹는 생강 등등 '반찬'은 여러 나라의 식문화에 분명 존재한다. 그렇지만, 서양요리로 치면 애피타이저 급의 양으로 넉넉하게 나오는 반찬을 서넛을 놓고 먹는 "밑반찬"문화는 아직 들어본 적 없다.

밑반찬 문화는 우리나라의 밥+국 한상문화와 밀접하다.
코스로 먹는 서양요리는 통상 한 개의 접시 위에 한 가지의 요리가 있고 (빵이나 소스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그 식사 한 끼니를 위해 요리해서 나오는 음식이다.
반면에, 코스 없이 한 상에 모든 음식을 올려놓고 밋밋한 밥에 짜고 맵고 단맛을 가진 반찬을 조금씩 같이 먹는 형태가 한국의 식사 문화이다. 그러다 보니, 여러가지 반찬을 미리 준비해야하는 조리사(어머니ㅠㅠ)는 저장이나 보관이 용이한 음식들을 만들어 보관해두었다가 상에 올리게 되는 것이다. 이름하야 "밑반찬"

주로 나물요리가 많은 밑반찬 종류의 대표주자는 당연히 갖가지 종류의 김치 그리고 장조림, 파절임, 무장아찌 등 이다.(우리집 기준) 밥 없이 젓가락으로 야금야금 집어먹는 맛도 좋다. 직장에서 점심시간에 식당에 가면 밥이 나오기 전에 밑반찬을 집어먹으며 찌개나 국을 기다리고, 찌개나 국이 나오고 밥공기의 밥이 반쯤 남았을 때는 여지없이 "아줌마, 여기 반찬 좀 봐줘요" 이런다.
한국인의 '덤'문화도 밑반찬 문화와 밀접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덤'문화는 한반도를 떠나는 순간 야박해진다. 외국에 있는 한식당에서도 슬슬 반찬 추가 때마다 추가 비용을 받기 시작한다고 들었다. 특히, 김치는 더욱 그렇다고 들었다. 원래 가짓수도 변변찮은데 말이다.
'덤'문화와 '밑반찬'문화, 한국인으로서 좋아하는 한국의 식사 문화이다.

뉴질랜드에 있을 때 한인이 운영하는 한중식레스토랑에서 일해 본 경험에 비추어보면, 해외의 한국음식점에서 제공하는 밑반찬의 가짓수는 김밥전문점의 반찬 수준이다. 김치, 단무지, 숙주나물무침, 시금치 정도? (오뎅볶음이나 계란말이는 귀하다.) 재료값이 비싸니 아쉬워도 이해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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