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85985 [일기] 스크랩
◎ 글쓴이 : Jay Kay
◎ 글쓴날 : 2006년 01월 04일 [일] 21:22:28
벌써 일주일이 다되어가는 기사네.
'품위 있는 죽음' 택한 호주 갑부 [중앙일보 2005-12-30 05:06:28]
호주의 언론 그룹 회장이자 최대 부자 가운데 한명으로 꼽히는 케리 패커가 26일 밤 지병으로 사망했다. 68세. 패커는 병세가 악화돼 임종이 다가왔지만 "품위 있게 죽음을 맞고 싶다"며 치료를 거부했다고 그를 치료했던 병원 측이 밝혔다.
오랜 기간 신장과 심장 등의 질환을 앓아오던 패커는 지난주 신장 기능을 상실했지만 투석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패커는 여성 잡지 '우먼스데이'와 TV 방송인 '채널 9' 등을 소유하고 있는 '퍼블리싱 앤 브로드캐스팅'사의 회장으로 70억 호주 달러(약 5조원)의 재산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직후 아버지가 경영하던 잡지사 ACP사에 말단 사원으로 들어가 사업가로의 능력을 발휘해 호주의 최고 언론 재벌이 됐다. 도박사로도 명성을 날렸던 그는 호주와 마카오 등지에 수많은 카지노도 갖고 있다. 그가 라스베이거스의 한 카지노의 판돈 25만 달러의 바카라 게임에서 20분 동안 연속 20회 승리한 기록은 세계 도박계의 전설로 통한다.
하지만 그는 여섯살 때 소아마비에 걸리는 등 평생 각종 질병으로 시달려왔다. 친구의 신장을 이식받았던 그는 90년 심장마비로 죽을 고비도 넘겼다.
8분 동안 의학적으로 사망판정을 받기도 했던 그는 기적적으로 소생한 뒤 자신의 경험했던 사후세계에 대해 "좋은 소식은 악마가 없다는 것이고 나쁜 소식은 천국이 없다는 것"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시드니 AP=연합뉴스]
기사를 보고는 좀 더 궁금해져서 구글 검색. 엉뚱한 글에 눈이 멎었다.
분명 재작년의 글이다. 그런데 연도를 표시한 숫자만 살짝 바꾸면 작년의 글도 될 듯 싶다.
캐리 패커는 호주에서 가장 큰 부자이지만 호주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인물은 아니다. 미국 라스베가스 도박장으로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서 하룻밤에 천만 달러 이상을 잃기도 하는 ‘얼빠진 부자’이기 때문이다.
캐리 패커를 노골적으로 비아냥거리는 호주의 지식인들이 아주 많다. 시쳇말로 ‘지식인이라는 작자’들은 ‘무식하고 돈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 “네가 무식하지 않다면, 어떻게 그 많은 돈을 벌 수 있었겠니?”라고 빈정거리기 때문이다.
등 50여 편의 걸작 희곡을 써서 호주 최고의 극작가가 된 데이빗 윌리암슨도 캐리 패커를 조롱하는 지식인이다.
캐리 패커가 심장질환 때문에 7분 동안의 가사상태(briefly died for 7 minutes)에서 살아난 후, 자녀들에게 “천국을 기다리지 마라. 그런 건 없더라(Don’t wait for heaven, it ain’t there)”라고 말했다는 뉴스를 듣고, 데이빗 윌리암슨은 다음과 같은 말로 패커에게 한 방 먹였다.
“부자들이여, 나는 당신들이 최고의 삶을 살아야한다고 믿는다. 죽음 뒤에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I believe you have to make the very best life because there ain’t nothing after)”
쓰나미가 하나님의 응징?
허구한 날, 지식인들의 조롱이나 당하는 캐리 패커가 오랜만에 호주최고의 부자다운 일을 했다. 지난 1월 10일, 멜번 크리켓 경기장에서 벌어진 크리켓 자선경기에 캐리 패커 가족의 몫으로 3백만 달러를 기탁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도덕적으로, 신앙적으로 타락한 캐리 패커마저도 선행을 실천하는 쓰나미 재앙을 두고, 이번엔 늘 존경을 받고있는 필립 젠슨 성공회(Anglican Church) 시드니주교가 적절치 못한 발언을 해서 비난을 받고 있다.
그가 “이번 재난은 신의 뜻(The Will of God)이다. 인간이 저지른 죄악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며, 곧 최후의 심판이 다가올 것이라는 경고??라고 말한 것.
이에 대해 카톨릭 닐 브라운 주교는 미사강론을 통해서 “인간은 그 누구도 신의 뜻을 알 수 없다. 이번 재난을 신의 뜻으로 믿는다면 그건 가톨릭의 믿음(Catholic belief)이 아닌, 끔찍한 믿음(horrible belief)”이라며 젠슨 주교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유태교 지도자들과 힌두교 지도자들도 젠슨 주교의 의견에 반대입장을 표했다. “그 누구도 쓰나미 재앙을 신의 뜻이나 신의 응징으로 묘사할 수 없다”는 것. 특히 유태교회의 레이몬드 애플 랍비는 “인간은 신의 마음을 읽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필립 젠슨 시드니 주교의 발언은 영국 로완 윌리엄 대주교의 입장과도 어긋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윌리엄 대주교가 “이렇게 큰 재앙을 두고 어떻게 신이 허용한 일이라고 믿을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호주 전국일간지인 은 ‘부적절한 시기에 나온 신학논쟁(The wrong time for the theological debate)’이라는 사설을 통해서 젠슨 주교의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의 망발
쓰나미 재앙 때문에 전 세계가 힘을 합해 피해 복구에 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김홍도 목사가 “지진해일이 하나님의 심판”이라는 듯한 설교를 해서 큰 물의를 빚고 있다.
김홍도 목사는 설교 도중에 지진해일로 고통 받는 인도네시아와 태국, 인도 등을 거론하며 “이 지역이 힌두교가 창궐한 지역이며, 그리스도인들을 많이 죽였던 곳”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인 즉, “이들 지역이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한 역사가 있기 때문에 지진해일의 피해를 입었다”는 것.
그는 또 “8만 5천 명이 사망한 인도네시아의 아체라는 곳은 2/3가 모슬렘교도들이고, 반란군에 의해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죽임을 당한 곳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태국의 푸켓이라는 곳은 많은 유럽사람들이 와서 향락하고 마약하고 음란하고 죄짓는 장소”라며 “제대로 예수 믿는 사람이 교회 안나가고 그런데 가서 음란하고 방탕하고 죄 짓겠느냐. 예수 제대로 믿는 사람은 주일날 놀러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참으로 믿기 어려운 발언이다. 가난하고 소외당한 편에서 조건 없는 큰사랑을 실천하다가 십자가에 달린 예수가 그 말을 듣고 얼마나 슬퍼했을까? 더욱이 한국에서 가장 큰 교회 중의 하나인 금란교회 신도들이 “아멘!”으로 화답했다니….
1788년, 죄수들과 함께 호주에 도착한 리차드 존슨 목사는 죄수들의 부도덕한 생활을 개탄만 하다가 우울증에 걸려서 영국으로 돌아갔다. 그의 후임으로 온 사무엘 마스던 목사는 1800년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패디 갤빈이라는 아일랜드 출신 죄수에게 “죄수폭동에 관한 정보를 털어놓으라”며 고문을 자행하는 믿기 어려운 일을 저질렀다.
존슨과 마스던 목사와 젠슨 주교는 우리가 살고있는 시드니에서 예수를 슬프게 만든 직업종교인들이다. 물론 더 많은 목사와 신부들이 예수의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아직은 신년벽두다. 이라크 전쟁을 일으킨 독실한 크리스천 부시 미국대통령 때문에 2004년 내내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을 ‘착한 유태인 청년’ 예수가, 부디 2005년엔 울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