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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alapagos, Kurt Vonnegut 1 2009.02.15
섹스&시티에 나오는 샬롯의 캐릭터와 닮은 대학 여자동기가 한 명 있다. 그녀와 알게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교내 구내식당 매점에서 그녀가 내게 물었다.  "JK야, 너는 인생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니?" 나는 말했다.
"나의 뇌."  그녀는 의외라는 듯의 표정으로 "왜?" 라고 했다. 
나의 대답은 "내 뇌가 없으면 지금의 대화도 없고 너도 존재하지 않으니까." 이었다.

그 당시 그 대답을 하던 나의 모습를 수년 간 자랑스레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런 말을 던지는 내 스스로가 너무 멋지다고 생각했다. 특이한 것은 멋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근 1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 열렬히 지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특이한 것은 조금 멋지다고는 생각하는 편이다. 그렇지만 내가 특이한 점을 갖고 있다는 것에는 전혀 확신이 없다.)

1.
Kurt Vonnegut의 Galapagos에서는 인간의 비대한 되가 생태계의 질서를 무너뜨리며 종국에는 지구의 환경을 파괴하고 서로간의 견해차이가 생겨 싸움을 부르고 경제위기까지 부르는 근본 원인이라고 한다. 지구가 살기 힘든 행성이 되어가는 이유는 바로 인간의 뇌가 지나치게 비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견해차이가 발견되는 순간이다."

갈라파고스

2.
자, 나는 아직도 내 뇌가 좋고 중요한 것이라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이 뇌로 누군가와 싸우게 되고 다른 이의 마음을 다치게 하며 지구의 생명을 갉아먹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도 없다. 하지만, 전 인류에게 뇌 축소 시술을 하기 전엔 내가 먼저 내 뇌를 포기할 순 없는 일이다.

그것이 이 책을 읽으며 든 생각이다.

늘 이렇다. 당췌 종잡을 수 없는 내용과 흐리멍텅한 논지를 악필로 적어놓은 메모를 보며 찢어버리기 전에 일단 옮겨적어는 두자는 마음에 블로그에 적어놓기는 한다. 하지만 시간 낭비 같은 느낌이 든다. 늘 이런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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