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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서서가기'와 '최단거리 안내' 3 2008.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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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난다. 바쁜 사람을 위해 왼쪽을 비워달라던 에스컬레이터 예절(?). 분명 시작은 5호선부터였던 것 같다. 사람들이 이 새로운 습관에 익숙해지기까지 꽤 오래 걸렸던 것으로 기억난다. 그래도 우리는 해냈다. 바쁜 사람들은 고속도로마냥 뚤린 왼쪽 길로 뛰어다녔다. 그러다 어느 시점부터 몇몇 사람들은 왼쪽에서 서서 가는 사람들에게 심지어 짜증을 내는 단계까지 도달 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다시 두 줄로 서서 가란다. 그게 진작부터 하고 있던 것이지 않았나? 언제는 그렇게 하지 말라그랬잖은가? 뭐 일단, 안전상의 이유를 내세우는데...그럼 그 전에는 한 줄로 가라고 했던 이유가...지하철의 사람들의안전보다는 마음 급한 것을 응원하는 차원이었던 것인가?

좀 다른 생각도 난다. 다시 이러는 이유가 혹시.. 오른쪽은 고정된 무게인 반면, 왼쪽만 무게이동이 잦은 것 때문에 에스컬레이터의 기계 고장이 잦아지거나 하는 가능성과는 상관없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지금은 조금 느려도 안전하게 가는 방법으로 다시 돌리려고 돈 써가며 열심히 홍보 중이시다.

그건 그렇고.

그런데.어느 날.
환승역 계단에 가까운 문 위치를 안내한 것을 지하철 역에서 보게 되었다. 자, 이것은 무엇인가. 네이버에서는 그렇다 치자. 궁금한 사람이 있고, 답을 해주는 사람이 있는 것인 뿐이니까. 그렇지만, 이렇게 지하철 역에서 어디서 타면 갈아타는 통로와 바로 연결된다는 안내는...공식적인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

환승계단에 가까운 문에 타는 것은 에스컬레이터의 한 줄 비우기와 같은 맥락의 습관이라고 본다. 나도 물론 학생 때는 어떻게든 지하에서의 시간을 줄이고자 바로 내리면 계단인 곳을 외워가며 전철을 탔었다. 그 때야 어차피 한산한 시간에만 학교를 다녔으니 아무 느낌이 없었다. 하지만, 요즘 출근 길에 교대역에서 환승을 하는 나는 지하철의 4번째 칸에서만 환승하는 사람의 70%가 쏟아져나오는 모습을 볼 때마다 너무 안쓰럽다. 계단 아래에는 줄이 만들어지지 않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려서 혼잡하고, 위에는 심지어 계단을 다리짧은 유치원생들처럼 한 개씩 오르고 있다. 난 그냥 보면서 잠시 서있다가...다음 열차가 오기 전에 꼴찌로 올라간다. 뭐 5~10분 지각한다고 혼나는 회사는 아니니까. 근데, 그 광경을 보고 있으면 저러다가 한 명 넘어지기라도 하면 참 가관이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안전을 생각한다면 나처럼 덜 바쁜 사람들은 좀 다른 문에서 내려서 천천히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굳이 바쁘지 않은사람들에게까지 빠른 환승을 안내할 필요는 없다. 그것도 공식적인 분위기로. 바쁘고 급한 사람들은 알아서 다 외우고 다닌다.

자꾸 이렇게 안전, 질서, 예의를 크게 도움되지 않는 사소한 신속함 때문에 무시하는 아이디어들이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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