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지 않는 육체는 멸하지 않고, 서로 나누지 않은 약속은 깨지는 일이 없다....
『1Q84』2권 5장 133p 밑에서 6번째 줄
『1Q84』2권 5장 133p 밑에서 6번째 줄
[09.10.27 : 겨우겨우 1권을 다 읽고, 2권에서 발견한 멋진 문장↑]
종종 발견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삶이나 사물, 사람에 대한 지론은 무릎을 치게 만들 정도로 마음에 와 닿는다.
아이러니한 듯한 개념의 배치가 참으로 멋스럽고 그가 간결한 표현으로 함축성을 만들어내는 명석함에 놀란다.
[09.11.2 : 중간에 속도가 붙었던 안붙었던 여하튼 끝내 책을 다 읽고서↓]
하지만 또 한 번 발견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야기의 비호감적 측면.
소설이 뇌에게 주는 어떠한 영향을 음식물이 육체에게 제공하는 영양분이라고 비유해본다면,
(물론 개별 개체에 따라 상대성이 적용되겠지만) 삼국지가 일단 홍삼이라고 기준 삼아서 말꾸며보면...
그 다음에...돈키호테나 레 미제라블, 좁은문,죄와 벌 같은 것은 비타민 B,C 정도라 할 수 있겠고,
귀여니의 연애담은 설탕음료 정도로 치겠다. 다빈치코드나 코마 같은 것이 아이스크림이나 초컬릿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내가 좋아하는 향수는 아마 99%카카오 초컬릿 정도로 해두고 싶다. 이건 읽는 재미와 이야기의 '건강함'을 나눈 분류다. 어떤 이야기는 소주 같을 수도 있고, 맥주같을 수도 있고...
그 와중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는....칵테일.
색도 이쁘고 맛도 괜찮고 먹기에도 부담없지만. 몸에 딱히 좋을 것은 없는 음식.
자아의 혼돈, 상실감, 존재감의 혼란 등등에 빠져있는 젊은이에게 적절한 탈출구를 환타지로 제공하는 그의 이야기.
그의 이야기에서...난 '로리타 콤플렉스', '오타쿠','왜곡된 유토피아','변태적 성 분출' ....을 봤다. 이야기의 구석구석에 건강하다고는 하기 힘든 요소들을 배치해놓고 말초신경을 자극하며 환타지를 창출하고 있다. 환타지는 충분히 세상을 잊고 빠질 만한 매력을 갖고는 있지만 빠져보면 딱히 도움얻지는 못할 환타지. 기분좋게 마시는 술이지만 아세트 알데히트는 간에 지방을 쌓고 뇌의 수분을 증발시켜 뇌세포 파괴를 야기한다. 그래도 마실 때는 맛나고 좋다. 다음 날 후회할지라도.
[갑자기 졸리다. 그만. 중간에서 뚝.]
'오래된 이야기 > 흠칫.살짝.놀란.일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 - 비트없는 16마디의 가사 (0) | 2010.02.03 |
---|---|
...갈빛의 눈물... (2) | 2009.10.12 |
어둠의 속도 (0) | 2009.08.12 |